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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정주행

[MBC] 검법남녀 : 휴머니즘이 있는 법의학

 

검법남녀

 

 

 

 

 

 

주연 : 정재영, 정유미

 

 

 

 

 

 

믿고보는 배우,

 

정재영.

영화에서만 보다가 드라마<듀얼>에 이어 벌써 두번째 드라마에서 만난다.

과거의 비밀을 드러내지 않은채,

줄곧 한번을 웃지 않으면서 법의관으로서의 일에 몰두하는 그.

수염도 깎지 않고 밤낮없이 일하는 초췌한 정재영의 리얼한 법의관 연기.

드라마 속의 '백범'캐릭터를 완전히 백범인것처럼 소화했다.

다소 까칠하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부드러움이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게 드러난다.

정재영만 보고 선택한 드라마,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알고싶다 드라마판.

 

SBS의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를 자주본다면, 이 드라마도 잘 맞을 듯 싶다.

새로 부임한 은솔 검사(정유미)를 중심으로 여지없이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하나의 이야기를 수사에서부터 부검-용의자검거-재판-판결까지 하고나면 또다른 사건이 발생한다.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안에는 사회적인 이슈가 많이 반영되어 있다.

때로는 수사진의 가족들이 화를 당하기도 하고, 주연 배우들이 용의자 선상에 오르기도 한다.

범인을 맞춰보는 재미도 쏠쏠한데,

가면 갈수록 수사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거나 반전이 있어 범인 맞추는 것도 어려워진다.

간혹 변사자를 발견하는 과정이나 부검하는 과정에서 모자이크 없이 리얼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잔혹하거나 다소 보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검, 경, 국과수 합동 수사.

 

합동수사를 가장 극명하게 잘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다.

국과수 연구원에서 잘 풀리지 않는 사건을 놓고,

왼쪽은 검찰, 가운데는 경찰, 오른쪽은 국과수가 포진하여 수사 의견을 나누는 중이다.

때로는 서로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각자 맡은 위치에서 수사에 매진하는 모습은 가히 존경스럽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캐릭터들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풀어쓰는 법의학.

 

이 드라마는 일반인들은 알기 어려운 법의학의 요소들을 많이 배울 수가 있다.

사진처럼 수사중인 사건의 검사, 경찰들은 부검의와 함께 부검에 참여할 수 있다.

마이크 너머로 부검에 대한 의견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드라마로 처음 보았다.

공기, 물, 흙의 시신 부패속도 1:2:8의 비율.

또 뼛조각 하나도 시신이라서 그 안에서 여러가지 사실들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혈액의 철분 성분이 루미놀에 반응하기 때문에,

루미놀에는 혈액 뿐만 아니라 철가루도 반응할 수 있다는 것.

시신에 있는 구더기의 크기로 사망추정시간을 파악하는 것 등.

모든 시신에는 사인이 있었다.

 

 

 

 

 

 

 

 

 

또 다른 재미.

 

드라마의 코미디적인 부분은 극에 재미를 더한다.

극중 약독물 연구원인 스테파니 리와 경찰 이이경은 썸을 타는 중이다.

스테파니 리는 약독물 실력도 출중하고 예쁘고 몸매도 좋은 매력적인 여자.

허나 그녀도 국과수의 일원이기 때문에 그 영향은 일상생활에까지 미친다.

고기를 특히 좋아하는 그녀, 썸을 타는 중에도 명언을 남긴다.

"숙성과 부패는 종이 한장 차이예요."

"고기도 사후강직이 적당히 풀려야 맛있어요."

쏘맥을 만들때도 자를 대고 비율을 정확히 맞춰 만드는 그녀.

이런 다차원적인 매력에도 좋다고 달려드는 이이경의 모습도 재미있다.

 

 

 

 

 

 

 

 

결국엔 휴머니즘.

 

각각의 에피소드들에는 결국 사람을 위하는 감동이 있다.

특히 자식들을 기다리는 치매 노인의 모습과,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고 생각해 딸이,

"아빠, 어디 나다니지 말고 집안에만 있어, 괜히 밖에서 사고나면 보험금 못받는단 말야."

라는 말을 들을 때 그 아버지의 눈빛...소름이었다.

나중에 아버지가 알아들었을 것을 깨닫는 딸의 모습과,

자식들을 위해 이미 몰래 유산을 남겨놓은 아버지의 비밀,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과거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애인을 잃은 정재영.

10년 후 식물인간으로 살아있었던 그 애인과의 재회.

"다 제 탓이예요. 10년 전에 저 죽었어요 이미."

 

 

 

 

 

 

 

 

자신을 둘러싼 모든 오해와 진실을 마주한 뒤,

다시 부검실로 돌아온 백범 법의관.

 

현재시각 공칠시 십칠분, 부검 시작합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 죽음 뒤에 남겨진 최후의 이야기.

법의관은 그 이야기를 듣는 마지막 사람이다."

 

 

 

 

 

 

 

국과수에 인계되는 많은 시신은 사인을 알 수 없는 변사자들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가지고 시작하는 드라마.

베일에 가려져있어 잘 알지 못했던 국과수.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하고,

공정하고 차분한 부검과 객관적인 수사로 억울한 이들의 진실을 밝혀주는 법의관들의 그 노력과 열정에 존경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