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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럽 무비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나 다울 수 있는 것.



나 다울 수 있는 것.

(본 리뷰은 스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안보신 분들은 잠시 뒤로 하셔도 좋습니다.)



괴물과의 사랑.

괴생명체와의 사랑이 가당키나 할까?
포스터와 예고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여주인공은 괴생명체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괴생명체 등장!

처음엔 너무나 징그럽다.
눈을 깜빡일 때 겉꺼풀이 한번씩 덮였다 사라졌다 하는 모습이 파충류의 그것과 같다.
온 몸이 비늘로 덮여있는데다 소리지를 때는 높은 주파수의 비명이라 꽤 소름 끼친다.
심지어 고양이 머리를 씹어먹기도 한다.

그런데 계속 보다보면 꽤나 귀엽다.
여주인공이 주는 삶은 계란도 잘 받아 먹고,
음악을 들려주면 춤을 추며 즐기는 모습과
수화를 알려주면 금방 습득하여 인간과 소통도 가능하다.







주인공 그녀,

엘라이자 역할을 맡은 샐리 호킨스.
어렸을 적 강물에 버려져 고아원에서 자랐다.
목덜미에는 상처가 있고 듣기는 하는데 말을 못한다.
외모는 약간 어수룩해 보이지만,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자기관리가 철저한 여성이자,
약한 처지에 있는 괴생명체를 불쌍히 여기는 착한 마음씨를 지녔다.







Oops!

그런 그(괴생명체)와 그녀(샐리 호킨스)가 사랑에 빠졌다.
말을 못하는 그녀가 하는 말에 귀기울여주는 그.
그의 안전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그녀.
어울리지 않고 어울려서도 안되는 그들의 사랑을 말려야할지 응원해야할지..








마치 선과 악인듯이,

사진처럼 까만 정장을 입은 남자(마이클 섀넌)는 연구소의 관리자로서 자기 목표를 위해서라면 무자비할 정도로 쓸데없이 폭력적이다.
오른쪽 흰 가운을 입은 남자(마이클 스털버그)는 괴생명체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자신이 연구를 하지 못하게 된다면 죽일 바에야 차라리 놓아주는게 맞다고 생각할 정도로 인류애와 자비가 있는 인물이다.
결국 두 남자는 영화 속에서 죽게 되지만, 괴생명체가 치유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마이클 섀넌을 치유해주지 않는다.







Shape of water.

버스 창밖으로 움직이는 빗방울을 여주인공이 손가락으로 따라가며 되짚는다.
이 영화에서는 특히나 물이 많이 등장하고 그 속에서 두 주인공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괴생명체는 물 없이는 도저히 살 수도 없다. 물 속에서 서로를 확인하고 사랑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 의미있기 때문에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거라 추측된다. 여주인공도 사실 물 속에 있을 때 제일 행복해 보인다.

마지막 장면에서 여주인공의 목덜미 상처가 아가미라는 충격적 반전이 나오는데, 괴물은 그것을 이미 알고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주인공도 결국엔 인간이 아니었고 괴물이지만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일게다. 그래서 말을 못했고 괴물에 끌림을 느꼈다.

또 마지막 물속 장면에서, 그리고 포스터에서 여주인공의 구두가 한 짝 벗겨진 이유는 반인반수를 뜻하는게 아닐까. 사실은 괴생명체와 같은 존재이지만 반은 사람이니까.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 예쁜 구두를 신으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사는 큰 상징적인 물건인데, 한 짝을 벗음으로써 이제 앞으로는 물 속에서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 같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아름다워 보였고, 이 둘을 응원하고 싶었다.




사랑은 귀를 기울이는 것.
느낄 수 있는 것.
서로가 가장 자기다울 수 있는 것.
보살피는 것.
끌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