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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럽 무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본 리뷰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안보신 분들은 잠시 뒤로 하셔도 좋습니다.)


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이 증폭되어 과연 볼 수 밖에 없는 영화.
뱀파이어처럼 너의 무언가를 먹겠다는 자극적인 제목 덕분에, 약간의 기괴스러운 호기심이 발동한다.
자극적인 제목만큼 내용의 임팩트도 크다고 자부할 수 있다.






오랜만이다,

오구리 슌.
너무 나이들어 보이는 선생님 역으로 출연해서,
아닌 줄 알았다.
예전엔 청춘배우로서 생기가 가득했는데,
이제는 그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이번에 맡은 배역은 주인공 하루카의 현재 모습.






비밀을 알게 되다.

과거 고등학생 때 하루카(키타무라 타쿠미)는 얼떨결에 병원에서 사쿠라(하마베 미나미)의 ‘공병서점’이라는 일기장을 주워서 읽어보고는,
사쿠라가 췌장에 병이 있다는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그와 친한 친구로 지내자고 마음먹은 사쿠라.
그 날부터 그녀의 들이댐은 시작된다.






함께 하다.

도서위원으로 일하는 하루카 곁에서 조수를 하게 되는 사쿠라.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하루카와 보내는 일상들이 그녀에게는 선물이었다.
1년이 채 안되는 남은 생을, 해보고 싶은 일들로 채우려는 그녀의 노력들이 시작된다.






그녀의 시간들.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사쿠라의 시간들.
여행가서 맛있는 라멘 먹기.
남자와 함께 자기 등등.
어른이 되어야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사쿠라는 하나씩 해본다.
호텔 스위트룸에서의 진실이냐 거짓이냐 게임은 사쿠라가 용기를 내는데 힘이 되주었고, 둘이 점점 가까워지게 해주었다.






생이 얼마 남지 않다 하면,

얼마나 두려울까.
그럼에도 사쿠라는 늘 웃으며 지낸다.
남은 생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하루도 허투로하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쿠라의 말.
위안 삼으려고 한 말 같지만 사실이다.
인간은 그저 그 사실을 잘 잊을 뿐.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말의 의미)

그녀는 살고 싶다고 한다.
그의 안에서 말이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먹으면 그의 몸속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단다.
실제 사쿠라는 췌장이 안좋아서 돼지의 곱창을 먹으러 다니는데 안좋은걸 그대로 섭취하면 건강해진다는 동종요법이다.
살아서 함께하고 싶다는 그녀의 염원이 담긴 말이다.






슬픈 결말.

그렇게 조금이라도 더 의미있게 살기위해 몸부림치던 그녀는,
하루카를 만나러 가는 길에 괴한에게 묻지마 칼부림을 당해 죽음을 맞이한다.
슬픈 상황이 더 슬프게 되어 버린 결말.
극 중 가장 행복해 보이는 모습으로 뛰어가던 그녀인데..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많은 생각들을 들게 하는 영화다.

​영화가 이렇게 슬픈데 소설은 얼마나 더 슬플지 가늠이 된다.

잊지 않고 매일을 소중하고 의미있게 보내야 한다는 것.
주위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한다는 것.

모든 일은 우연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결과라는 것.

그리고 모든 걸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용기도 필요한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녀의 웃는 얼굴이 슬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