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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럽 무비

[비포선라이즈] 영화같은 일이 영화 속에

(본 리뷰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안보신 분들은 잠시 뒤로 하셔도 좋습니다.)

누군가에게 로망이 되기에 충분한,

열차에서 만난 이성에게 사랑에 빠진다.
일어나기도 힘들지만 간혹 일어날 수도 있는.
사실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서 정말 영화같은 일을 영화로 만들어 버렸다.




1995년도 작품이지만,
주인공들의 헤어나 패션스타일, 테이블웨어나 거리의 풍경들이 하나도 촌스럽지가 않다. 지금 현재라고 얘기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사랑 에단호크.

두 주인공은 열차에서 책을 읽다가 대화를 트게 되는데, 서로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얘기하다가 에단호크가 읽고있던 책 제목을 보고는 풉 웃게된다.
킨스키의 <내게 필요한 건 사랑뿐>
이 때부터 사랑꾼이라는걸 눈치챘어야 하는데 ㅎㅎ
그나저나 25살의 에단호크는 정말 매력적이다.




모든 장면 장면이 좋았다.
줄리델피를 설득해 비엔나에 같이 내린 에단호크.
둘은 신기하게 가치관이 약간 다른 것 같은데도 대화가 잘 통했다.
비엔나 버스 안에서 쉬지않고 얘기하는 둘.
이성에게 성적매력을 처음 느꼈을 때는 언제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얘기하는 그들.




이 사운드샵은 현재도 이 모습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음악 감상실 안에서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
처음 만나는 사이에 이렇게까지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데에 또 한번 놀랍다.



거리의 커피숍.
손금쟁이를 통해서 줄리델피가 여성의 힘에 대해 관심이 많은 자주적인 성격이라는 걸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유럽 밤거리에서 카페 데이트라니 사랑에 안 빠질 수가 없을 것 같다.




아름다운 비엔나의 밤거리.
낯선 곳에서 단 하루 동안만 같이 있을 수 있어서 현실을 떠나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되어 있다.
영화에서 에단호크는 미국에서 왔고 줄리델피는 프랑스에서 왔다. 실제 그렇기도 하고.





서로 전화하는 연기를 하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다. 참 티키타카가 잘 맞는 듯.




사실 에단호크는 마드리드에서 여자친구에게 실연을 당하고 오는길에 2주내내 열차를 타다가 마지막날에 줄리델피를 만난 거였다.

이토록 빠르게 다른 사람에게 빠져들 수 있다니.
정말 인연이라는 건 따로 있는 가보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처음이자 마지막밤에 둘은 깜깜한 잔디밭에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줄리델피는 이제 안볼건데 같이 자면 안될거 같다고 했지만 이내 사랑의 힘에 이끌려 수긍하고 만다.
무섭도록 빠르게 서로에게 빠져버렸다.
사실 여비도 없는 그들이 어디서 잠을 자나 밤새 돌아다녀야 하나 걱정했는데 이렇게라도 잠을 청하니 다행이다.  젊음이 좋은건가.




이윽고 아침이 밝았다.
어느 집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맞춰 춤추는 모습.

마지막 모습을 사진찍어 놓는다며 응시하는 에단호크.
이제 헤어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떠나는 열차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한다.
보는 사람도 너무너무 아쉬움이 느껴지는 모습.
줄리델피는 파리로 가기위해 열차를 타야하고,
에단호크는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야한다.
두 커플 정말 롱디다.
둘은 6개월 후 이장소에서 만나기로 약속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도대체 만났을까? 너무 궁금해하는데 영화는 끝이 났다.

속편 비포선셋이 9년후에 제작되었으니 못만났을 것 같기도 하고...
세계지도에서 미국이랑 파리랑 오스트리아 손으로 찍어보면서 비포선셋도 감상해봐야겠다.
그리고 오래도록 <비포 선라이즈> 영화를 반복해서 돌려보게 될 것 같다.
설렘, 그리움, 에단호크의 잘생김, 줄리델피의 매력적인 웃음소리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