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 나와 하는 화해
심뻑.
심장이 뻑뻑하다는 뜻일까?
뻑이갈 정도로 멋있는 에티튜드와 반항적인 눈빛으로 많은 여성팬을 보유한 래퍼 심뻑.
바로 박정민 배우다.
영화에서는 <쇼미더머니6>라는 실화같은 설정으로 박정민 배우를 래퍼로 탄생시켰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랩 정말 잘한다.
기교보다는 딕션이 정말 좋고 가사가 훌륭하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도 잠시 심뻑으로 출연해 멋진 랩실력을 보여주던데,,
영화 하는 내내 래퍼로 살아볼 수 있어서 박정민 배우 힘들지만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알고보니,
이 남자 트라우마 덩어리다.
과거에 대한 좋은 기억이라고는 자신이 좋아했던 첫사랑의 그녀밖에 없었던 남자.
가족도 친구도 고향도, 심지어 선생님까지 떠올리기 싫을만큼 끔찍한 기억뿐이다.
좋은 기억 하나 없이 고향을 떠나 십수년을 살아가는 이 남자.
쇼미더머니에서 탈락하고 우연히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의 과거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야기 속으로.
개인적으로 현재와 대조되면서 과거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를 좋아한다.
<써니>, <건축학개론>과 같은 영화들이 그러했듯이,
과거 박정민이 출연했던 <전설의 주먹>처럼 또 한번 과거 이야기가 펼쳐진다.
<변산>에서는 심뻑의 고등학교 시절과, 골목대장 노릇을 하던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잘 풀리지 않는 연애사와 손 쓸수 없이 답답한 가족사를 보고 있노라면,
아..정말 고향 변산이 싫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값나가게 살진 못해도 후지게 살지는 말어.
현재의 시점에서 영화는 심뻑이 살고있는 이 시대의 청춘들의 모습을 잠시나마 엿볼 수가 있다.
지지리 궁상으로 살더라도 멋진 꿈을 위해 하고싶은 일에 도전하며 사는 심뻑.
그치만 그것 또한 쉽지 않을 터.
고향 변산으로 돌아와서 동네 건달이 된 친구 용대의 꼬봉 노릇을 하고있기까지 한다.
결국 심뻑은 몸싸움을 하면서까지 현실을 이겨내보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운다.
영화에서 친구 김고은이 심뻑에게 건네는 의미심장한 말이 있다.
"값나가게 살진 못해도 후지게 살지는 말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잘 살아내면 충분하다는 의미에서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고하는게 아닐까?
나 자신과 하는 화해.
영화에서 박정민이 이동할때마다 혹은 심경의 변화가 생길때마다 독백 식으로 랩과 음악이 흐른다.
과연 랩 가사가 정말 압권이다. 찡하게 가슴을 울리는 뭔가가 있다.
박정민 배우가 직접 가사를 썼다고 하는데 대단한 것 같다.
처음에는 마주보지 못했던 슬픈 가족사 앞에서 막혔던 랩.
친구 김고은의 도움으로 아픈 아버지와 마주하면서 또다시 갈등이 시작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아버지와도 나와도 화해하게 된다.
가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면 심뻑의 심경의 변화까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영화의 장점 3가지.
1. 랩 가사
2. 김고은과 박정민의 연기
3. 유쾌함
김고은과 박정민의 연기가 아니었으면 이 영화는 살지 못했다.
충무로에선 아직 샛별이지만 싹이 보이는 두 배우다.
훗날 지금의 김혜수와 최민식을 버금갈 배우로 성장하길 마음속으로 바래본다.
뭐니뭐니 해도 이영화의 장점은 유쾌함이다.
이준익 감독하면 사극의 무거움과 슬픔을 생각하게 되는데, <변산>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쾌함 투성이다.
영화가 끝날 때 미소짓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 마음속의 꺼림칙한 무언가.
화해할 것이 있다면 일찍이 하자.
그래야 이 영화처럼 유쾌하게 살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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