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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럽 무비

[명당] 반쪽짜리 캐스팅

반쪽짜리 캐스팅

 

 

(본 리뷰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안보신 분들은 잠시 뒤로 하셔도 좋습니다.)

 

역사극은 캐스팅을 눈여겨 볼 수 밖에 없다.

명당을 보면서 캐릭터가 한사람 한사람 등장할 때마다 찰떡인 배우가 있는 반면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

개인의 호불호를 제외하고서라도.

 

 

 

 

 

 

드라마 배우의 영화 출연

 

왕을 맡았던 이원근 배우.

드라마 저글러스에선 내가 너무도 좋아하던 배우였는데, 영화에선 유독 약하다.

<여교사>에서도 연기가 약하다 생각했는데 이번 왕을 맡기에는 발성이 부족한 것 같다.

살짝 혀가 짧으신 듯도 하고...얼굴은 흠잡을 데가 없는데 너무 잘생겼는데.

그래도 극이 전개하면서 점점 나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왕으로서의 나약함을 표현하기 위한 감독의 설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흥선대원군을 맡은 지성.

드라마 아는와이프에서는 정말 멋있는 남자다 생각했는데, 사극에서는 어쩐지 잘 어우러지지 못하는 듯 싶다.

연기톤과 연기는 정말 좋다.

그러나 현대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어서 자꾸 극에 몰입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

 

 

 

 

 

 

 

명당인지 타짜인지

 

명당이라는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영화 <타짜>를 생각나게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백윤식과 조승우가 조우할 때.

극 중에서 백윤식이 조승우에게 "낯이 익는데 너는 누구냐."라고 할 때, 절로 타짜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백윤식은 백윤식 나름대로 카리스마 있고 야욕이 많아보이는 김좌근 캐릭터가 잘 어울렸는데,

조승우를 만날 때마다 타짜의 스승 말투가 겹쳐지면서 집중을 어렵게 했다.

 

 

 

그럼에도 조승우는 백윤식과 상관없이 박재상이라는 캐릭터에 스며들어 있어 흔들림이 없었다.

정말 대단한 배우인 듯.

 

역시 대작이었던 영화의 인물들은 십수년 후에라도 붙여놓으면 안 되나보다.

 

 

 

 

 

 

 

김성균의 재발견

 

김성균 배우는 항상 살인자나 범죄자 역할을 주로 맡아서 왕이 될 상이 아니라 생각되는데

역시나 극 중에서도 왕은 포기하며 왕을 위에 앉아 주무르는 인생을 선택한다.

자기 아비도 맨 손으로 죽일만큼 야만적인 인물이면서도 양반 집안의 자제로 있으면서

그 말투나 발성이 사극에 잘 어울리도록 연기 해주었다.

 

 

 

 

 

 

 

사극은 문채원이지

 

사극에 잘 어울리는 배우 중 하나다.

눈빛 하나만으로도 스크린을 압도할 만 했다.

극 중 흥선파의 일을 도모하면서 의리를 지키는 여인으로 마지막에 김성균의 칼을 자기 배에 꽂으면서 자결하고 만다.

여자로서 매우 멋있었다.

그치만 자기 가문의 복수는 하지 못하고 자신을 살려준 은인에게는 그 도를 다 지킨다.

그 길 역시 복수를 하는 길이니...

 

 

 

 

 

 

명장면.

 

궁궐이 아닌 백윤식의 집에서 찬찬히 열리는 복도 양쪽에 거의 모든 신하들이 등장하면서

가히 궁궐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나온다.

왕을 자기 앞에 앉혀놓고 마치 자기가 왕인듯한 형상.

나조차도 너무 분하고 화가 치미는 장면이었다. 수렴청정이 이런 느낌일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왕. 이게 왕인가.

 

 

 

 

 

이번엔 풍수지리.

 

관상, 궁합과 같은 사극영화의 소재로 이번엔 풍수지리를 소재로 한 영화 명당.

어찌보면 이 사극 영화들은 다 인간의 욕심을 소재로 한 것 같기도.

자칫 옛날 사람들만 좋아할 것 같은 재미없는 소재일 수 있는 영화에

초반부터 자극적인 왕을 독살하는 장면으로 몰입감을 더했다.

 

조상의 묘자리를 잘 쓰면 2대에 걸쳐 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흥미로웠고,

백윤식이 왕을 누르기 위해 선대 왕족들의 관 위에 자기 조상의 관을 그대로 눕히는 장면이 신박하면서도 무시무시했다.

 

그치만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뭔가 꼭 너무 지어낸 것만 같은 스토리들.

맥없이 죽어버리는 주연들과 별로 놀랍지 않은 반전들이 영화에 힘이 빠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결국에 이 이야기는 흥선대원군의 이야기였다 하면서 뭔가 굉장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으나 별거 아닌거 같은 느낌...

아쉬웠다.

 

 

 

 

 

왜 그리들 욕심이 많으신지.

왕을 좀 그냥 내비두면 안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