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아직 영화를 안보신 분들은 잠시 뒤로 하셔도 좋습니다.)
우리는 누구인가?
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영화.
US는 우리를 뜻하기도 하지만,
영화의 배경인 미국을 뜻하기도 한다.
똑같은 두 가족이 만났을 때 아빠가 빨간 옷의 아빠에게 당신들은 누구냐고 했을 때 말한다.
우린 미국인들이라고.
도플갱어인가?
휴가지 숙소앞에 나타난 똑같은 모습의 가족들.
우리 가족과 얼굴도 피부색도 똑같은 사람들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너무 소름 끼칠 것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모두 빨간 옷을 입고 있다는 것.
마주앉은 두 가족.
빨간옷의 가족들 뒤로 보이는 그림.
여인만 색이 있고 뒤의 세사람은 그림자 처럼 표현되었다.
이것은 주인공 레드가 진짜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영화 후반에 밝혀지지만,
사실 윌슨이 어렸을 적 거울의 방에서 두 존재는 바뀌었다.
원래 윌슨이 지하에 가서 살게 되었고,
가짜인 레드가 지상으로 올라와서 윌슨을 대신해 살았던 것.
그래서 처음엔 말도 할 수 없었고, 발레도 잘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렇듯 원래 윌슨인 레드는 눈썹이 거의 없다.
헌데 원래 윌슨은 왜 이렇게 무서운 존재가 되어서 나타난건지.... 오히려 영화는 가짜 윌슨을 응원하면서 보게 된다.
1인 2역인데 루피타 뇽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했다. 쉰 목소리의 레드 연기는 소름이 끼친다.
사실은 이렇다.
미국에서는 인구를 통제하기 위해 지하세계에 복제인간들을 만들어 그들의 영혼과 행동을 지배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복제인간들은 그대로 지하세계에 갇혀 버렸다.
항상 토끼고기만을 먹으며 말도 할 줄 모르는 그들은, 말도 잘하고 발레도 잘 하는 윌슨이 나타나자 윌슨이 그들을 구원해줄 것이라 굳게 믿는다.
D-day가 손에 손잡는 미국인들의 행사 날인건지 그 날은 빨간 옷을 입은 사람들이 미국 전역에 걸쳐 살인을 저지르고 자기와 똑같은 사람을 죽여 버린다.
그리고 맞잡은 손에 손잡은 그들은 영화 엔딩 장면에서 산맥을 넘어 거의 미국 전역에 걸쳐 엄청난 수의 복제인간들이 있음을 시사 해준다.
소름 끼치는 반전 둘.
첫번 째 반전이 레드가 원래 윌슨이었다면,
두번 째 반전은 바로 저 장면,
아들 제이슨은 불구덩이에 들어가 타죽게 된다.
우린 마치 불구덩이에 들어간 것이 개를 흉내내던 그림자 플루토인 줄 알았으나....
바로 전 장면인 차 안에서 아들이 손가락 마술을 제대로 펼치치 못했던 것,
불구덩이 앞에서 가면을 벗었을 때 얼굴에 뭔가을 칠해놓은 것이 어색했던 것,
그리고 불구덩이에 들어갈 때 엄마가 안돼~!하면서 소리쳤던 것.
결말에 가서 아들을 보며 윌슨이 자기가 어렸을 적 진짜 윌슨과 삶을 바꿔치기 했을 때가 자꾸 떠오르며 자기 아들이 진짜 아들이 아닌 그림자임을 알아챈다. 실제로 플루토의 얼굴이 겁에 질려 있었음 ㅎㅎ
복선이 많은 영화.
사실 영화에 복선이 굉장히 많이 깔려 있다.
알고 두 번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처음 휴가지에 도착할 때,
가족의 그림자가 크게 비치는 모습.
지하세계 어딘가에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그림자들이 있을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결국엔 다 같은 사람이다.
우리는 말이다.
영화에서 그림자는 자기와 연결되어 있는 똑같은 모습의 그들을 죽여야지만 그의 모습으로 대신 살아갈 수 있는 운명으로 나오지만, 결국 그들도 각자의 영혼이 있는 똑같은 인간이다.
윌슨이 레드가 되어 돌아온 모습으로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대신 지하세계에 가서 토끼를 먹고 원치않는 남자와 짝을 이루고 홀로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거의 독한 악마의 모습으로 변해간 레드.
그리고 과거엔 레드였지만 지상에 나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 둘을 낳고 행복하게 살다가 예전 그 바닷가로 놀러가게 되자 두려움에 떨던 윌슨을 보면서 말이다.
겟아웃에 이어서 인간의 존엄성을 극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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